[공연후기] 집에서 만나는 홍대 3대 명절 경록절, <2021 경록절 in the house !> 후기 (1)
- 도비는 도비해
- 2021년 2월 21일
- 5분 분량
홍대에는 3대 명절로 내려오는 절기가 있다.
할로윈,
크리스마스,
그리고
경.록.절
오늘은 언택트로 진행되었던 < 경록절 in the house ! > 후기를
언택트로 같은 화면을 보고있는 세 사람의 시선으로 가져와보았다.
과연 세사람은 경록절을 어떻게 즐기고 어떻게 느꼈을까.
그럼, 세사람의 이야기를 시작해보도록 하자.
*오늘 이 지면에 이야기를 할애해주신 다경님, 그리고 나의 동업자 강쥐님꼐
감사의 인사 전해드립니다
경록절, 그 역사의 시작은 어디인가?
경록절은 크리스마스, 헬러윈데이와 더불어 홍대 3대명절로 일컬어지는
크라잉넛의 베이시스트 캡틴락 한경록의 생일 잔치이다.
이제는 마포 인디 잔치로 불리고도 있는 경록절은 그 역사가 아주 깊다.
매년 동료들과 더불어서 축하자리를 마련해왔던 것에서 시작해,
2000년대 중반 여러 클럽들을 거치며 본격적으로 공연도 하고 음주도 하며
행사로 발전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가 볼 수 있다.
현재는 많은 스폰서들과 함께 초대받은 뮤지션이나 관계자들 이외에도
일반 팬들도 가서 놀 수 있는 하나의 페스티벌과 같은 형태로 발전해 진행되오고 있다.

이번 경록절은 공연장에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며 즐겨왔던 예년과는 달리,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출연하는 아티스트들의 영상과 라이브가
이원으로 생중계로 진행되면서
우리는 주어진 환경에 맞게 우리가 사랑하는 공연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세계 각국 80여개의 팀의 영상무대로 이루어진 이번 경록절은
비록 다 같이 모여 함께 즐길 수 없는 아쉬움을 지녔지만,
캡틴락의 생일을 축하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큰 무대로 다가왔으리라.
우리가 가진 경록절의 추억
여기 경록절을 맞이하여 랜선으로 모인 세 사람이 있다.
씬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인 도비, 강쥐 그리고 다경.
그들은 이번 경록절을 어떻게 느꼈으며,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을까.
그들의 후기를 생생하게 들어보도록 하자.
(후기가 길어서 두편으로 나뉘어 올라가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도비의 시선
도비: 인디밴드 오프 뛴지는 2년밖에 되지 않은 프로 영상 덕질러.
경록절도 이번이 처음인 경록절 베이비
할로윈,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홍대의 3대 명절로 일컬어지는 경록절,
이 경록절은 한 사람의 생일을 축하하며 아티스트들이 모이고,
축하를 나누던 자리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자리에서 비롯되어 발전된 공연이 홍대의 3대 명절로 자리잡기 까지,
씬에서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이 자리를 거쳐왔고, 지금도 거쳐가고 있다.
내가 가진 경록절의 추억은,
올해가 첫 경록절이라,
주변 지인들에게 들었던 전설과 같은 추억이 다수이다.
공연을 보며 술을 한잔 두잔씩 마시다 보니,
눈을 감았다 떴는데 집이었다,
나는 분명 공연을 봤는데, 왜 무대위에 있는가... 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경록절을 통해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던 터라
이번 경록절이 온라인으로 대체 된다고 하였을 때,,
너무나도 아쉬운 마음이 컸다.
그래도 다음에는 오프라인으로 경록절을 만날 수 있으리라
라는 기대감을 가지면서 공연을 즐겼다

코로나 19라는 준비되지 않은 질병으로 인해
다수의 공연이 취소되고 많은 공연장들이 문을 닫아가고 있는
모두의 마음이 위축되어지고 있는 해에,
' 경록절' 이라는 하나의 잔치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위축 되어진 마음에 하나의 위안이 되었다.
공연을 보면서 마음이 저릿하게 다가왔다.
한 팀당 10분 남짓의 공연을 보면서
그 무대들 뒤에 얼마나 많은 눈물과 땀방울들이 있었는지,
관객들을 만나지 못하지만 얼마나 기대했을 무대였을지,
그 감정들이 고스란히 나에게 전달되어와서..
경록절을 관람하는 10시간 동안
(아쉽게도 체력이 안되서 18시간 풀로는 보지 못했다.)
고스란히 전해져와 마음이 한켠 시큰했다.
다음번에는 부디, 우리 오프라인에서
캡틴락의 생일을 축하하는 축배를 들 수 있기를
함께 즐기며 놀 수 있기를 바래본다.
'친구여 나를 불러주오
너의 모자란 잔을 채워주리다
오늘 아니 내일 또 내일
우리 밤새워서 희망을 노래하자'
- Daddy O Radio '밤새도록' 가사 중-

강쥐의 시선
강쥐: 꽤 오랫동안 인디씬에서 다양한 뮤지션들을 좋아했음 2019년 경록절에 오프공연에서 공연을 즐기다 무대위에 올라간 적이 있음.
필자는 2019년 무브홀에서 열렸던 경록절에 갔었던 기억이 있다. 그 동안 소문은 익히 들어왔지만 가본적 없다가 지인들이랑 가보게 되었다. 이게 페스티벌이나 공연의 형식을 띄고 있기도 했지만 그런 거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생일 축하 행사이니만큼 자유로운 분위기를 풍겼다.
자유로이 음주나 섭취를 하고 있는 모습, 공연을 하는 모습,
그 공연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 공연을 하지 않지만 놀러온 뮤지션들,
관객석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들까지
생일 주인공인 한경록님처럼 자유로운 분위기의 모습이었다.
심지어 얼마나 자유로웠냐면 몇 무대에는 관객들도 무대에 올라가 놀기도 했다.
다 기억 나지는 않지만 별보라의 무대에 관객들이 올라갔던게 기억이 나는데
필자도 한 분에 의해 무대에 올라가 놀다가 내려오게 되었다.
어느 형식에 얽메이지 않는 모습이 경록절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했고
너무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있다.

2020년에도 코로나가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크게 퍼지기 이전이라 철저한 방역을 하며 오프라인으로 진행했었던걸 다들 알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수 많은 확진자들과 5인이하 집합 금지 등등 오프라인으로 열릴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도 그냥 넘어가는 캡틴락은 아니었다.
그의 SNS에는 경록절 Coming Soon이라는 게시글리 올라왔고 많은 사람들을 흥분시켰다.
그 이후 뭘 하기도 주춤하게 되고 예민해진 상황을 그냥 두고보며 움츠러들 수만은 없다며
온라인페스티벌로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새로 올렸다.
그 제목은 <2021 경록절 IN THE HOUSE ‘이번엔 집에서 놀자’>
여러 상황들로 인해 오프라인으로 열 수 없기 때문에 집에서 놀자라는 타이틀을 정했고 빠른 시일내에 만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이번엔”이라는 말이 붙었다고 한다
“이번엔 집에서 놀고 다음엔 직접 만나자”라는 이야기를 함축시킨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얼마 있다 라인업이 발표되었다. 뮤지션, 관계자, 배우, 개그맨 등 총 84팀의 라인업이 포함된 포스터는 우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물론 오프라인으로 열릴 때만큼의 감정을 전달해 주지는 못했을지라도 이 시기에도 정말 열심히 그리고 재밌게 놀 수 있도록 준비하셨구나 하는 생각도 들며 정말 기쁘고 기대가 되었다. 그렇게 준비 되고 시작을 앞두게 되었다.

2021년 2월 11일 드디어 경록절의 날이 밝았다. 장장 12시간 이상의 송출이 예상된 경록절 스트리밍에 대한 기대로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 모이기 시작했다. 라인업을 보며, 타임테이블을 보며 이번 경록절은 어떻게 즐길지 고민하는 모습들도 볼 수 있었다. 이번 경록절은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무대부터 녹화된 영상 송출로 공연, 토크쇼 등등 많은 컨텐츠가 준비되어 있었다.
제일 마지막으로 참여진으로 발표되었던 김창완 선생님의 무대로 본격적인 경록절의 막이 올랐다. 김창완 선생님은 경록절의 개최여부를 뒤늦게 보시고도 연락을 주셔 참여의사를 밝혀주셨다고 하는데 그 짧은 시간에 축하 곡도 만들어오셔 들려주셨다. 역시 후배들이 존경하는 이유가 충분히 느껴지는 그런 무대였다.
그 뒤로 갤럭시 익스프래스가 바통을 이어받아 무대들을 이어갔다.
공연이야 재밌긴 엄청 재밌었지만 매번 있어왔던 컨텐츠라 평소 공연즐기듯 즐겼지만 이번 경록절의 특별한 점이라고 한다면 토크쇼가 있었다는 점에 둘 수 있겠다. 개그맨과 평론가, 그리고 한경록님과 배우 오정세님의 토크까지 기존 경록절에선 볼 수 없던 새로운 컨텐츠라고 할 수 있겠다.
뮤지션들 중에는 곡을 보여주는 것 이외의 컨텐츠를 들고온 팀도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미미시스터즈의 쿡 & 먹 영상, 브로콜리너마저의 유자차 제작, 최고은님의 약밥 제작을 들 수 있겠다. 특히 미미시스터즈는 본인들의 노래가 있는 뮤지션임에도 불구하고 노래는 하지 않고 요리와 먹는 것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참 (좋은 의미로)당황스럽고도 재미를 주었다.
이번 경록절에서 인상깊었던 무대 및 컨텐츠를 꼽아보려고 한다. 기존에 알던 팀 말고 거의 처음 봤다 싶은 팀중에 필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팀들 위주로 꼽아보겠다.
먼저 인상깊었던 무대로는 밴드 스테레오버블의 무대와 래퍼 스월비의 무대를 꼽을 수 있겠고 무대 외의 컨텐츠에서는 한경록님과 오정세님의 토크쇼를 꼽을 수 있겠다.
스테레오 버블은 필자의 취향을 완전히 저격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다양한 음악장르를 편식없이 들으려 노력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약간 더 선호하는 음악이라고 한다면 신나고 몸을 들썩일 수 있는 음악 쪽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필자의 취향에 정말 잘 맞는 음악이었다. 집안에서 듣고 봐야한다니 참 아쉬울 따름이었다.

두 번째로는 래퍼 스월비를 꼽아보겠다.
하이라이트 레코즈 소속 래퍼로써
캡틴락과는 본인의 곡 파랑이라는 곡의 피쳐링으로 인연이 되었다고 한다.
이름은 익히 들어봤지만 라이브는 처음보는 스월비는 무대에서
본인의 역량과 분위기를 아주 잘 보여주었다.
왜 하이라이트가 선택했고 리스너들이 선택했는지 너무 잘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 무대위에서의 몸짓과 손짓 그 어느것 하나 빠지는게 없었고
무대위에서 혼자 공연을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딘가가 비어보인다거나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필자가 새로운 뮤지션을 봤을 때 최고의 극찬으로 하는 말중에
“아 앨범사고 싶다.”가 있는데 이 뮤지션에게도 동일하게 느꼈다.
스월비의 앨범이 사고 싶어졌다.
이번 경록절을 통해 만난 정말 멋진 뮤지션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는 컨텐츠를 꼽아보려고 하는데 그것은 바로 캡틴락과 오정세의 토크쇼이다. 뮤지션들의 무대가 송출되는 사이사이 그 뮤지션에 대한 이야기, 오정세님의 개인적인 팬심을 담은 참여 뮤지션들 관련 이야기까지... 새로운 정보를 많이 알게되는 유익한 토크쇼였다. 연기잘하는 멋진 배우라고만 생각했던 오정세님이 생각보다 음악에 그리고 인디씬에 진심이었다는걸 알게되고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다. 특히 정우님 이야기를 하시면서 되게 기분이 좋아보였는데 나 또한 기분이 좋았다. 이 컨텐츠는 성공이다.
이번 2021 경록절은 참 특별하고 대단했다고 할 수 있다. 매번 오프라인으로 만나던 것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왔는데 많은 팀들을 섭외하고 그걸 18시간 가까이 송출하기까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번엔 이라는 말처럼 꼭 다음번에는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있길 희망하는 바이다.
이제는 한사람의 생일인 것을 넘어 한 축제로 자리매김한 경록절을
내년 내후년 쭉쭉 승승장구하길 응원해본다.

*길이가 길어서 또 다른 후기는 2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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