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뎌지의 한곡소개 ①]늘 지나가는 일상 속, 상쾌함은 나의 고장난 마음을 고친다. 페퍼톤스 - Robot

  • 작성자 사진: 뎌지
    뎌지
  • 2022년 1월 15일
  • 2분 분량

'우울증을 위한 뉴-테라피 2인조 밴드'

페퍼톤스의 캐치프레이즈이자 음악의 방향성이다.

필자는 어린시절 페퍼톤스의 음악을 처음 듣고 이 캐치프레이즈를

'아 그만큼 밝은 음악으로 우울함을 없애주는 청량한 음악의 밴드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게 2005년, 신해철의 고스티네이션에서 처음 페퍼톤스를 만났을 때였다.

17년 뒤인 2022년 30대가 된 필자는 저 캐치프레이즈에 숨은 뜻이 있음을 깨달았다.

저 캐치프레이즈 어디에도 우울증을 없앤다는 말이 없다는 것을.

필자는 따로 본진이 있지만 첫사랑은 페퍼톤스이다.

지금도 다섯손가락 안에 들만큼 좋아하는 밴드이고

죽게된다면 내 무덤에서도 지구가 멸망할때까지 틀고 싶은 밴드이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필자가 생각하는 페퍼톤스 최고의 곡을 가져와봤다.

Robot이다.


 

1. beginner's luck, 그리고 Robot

Robot은 2012년 4월 24일에 발매된 페페톤스 정규 4집, 'beginner's luck'에 수록된 곡이다.

4집은 페퍼톤스에게 많은 새로운 의미와 전환점이 되는 음악이다.

그동안의 시부야계 팬시한 일렉트로닉 음악에서 벗어나 어쿠스틱이 섞인 모던포크락으로 장르적인 변화가 있었고,

페퍼톤스의 상징과도 같았던 객원보컬체제가 끝나고 페퍼톤스의 목소리를 주 보이스로 하기 시작한 앨범이다.

음악 외적으로는 딱 30대가 된 페퍼톤스가 음악이 아닌 다른 길을 가다가 온전히 음악에 매진하기 시작하고 만든 앨범이다.

많은 부분에서 새로운 시작이고, 페퍼톤스 2기의 출범이었다.

Robot은 '이른 새벽, 공기에서 배어나오는 특유의 상쾌한 내음을 청각적으로 형상화한 곡'이다.

일상 속에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있고 정해진 생각과 정해진 행동을 하는 우리네 모습을 Robot으로 형상화하였다.

그럴 때가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지만 갑자기 일상 속의 어떤가가 나를 리프레쉬하게하는 느낌.

Robot은 새벽 공기의 상쾌한 내음을 일상속 리프레쉬의 포인트로 설정해서

이전까지 로봇처럼 고장났던 마음이 사람처럼 두근대기 시작했음을 잘 그려내었다.

그리고 두근대는 마음은 그 하루를 기적으로 만들었다.



 

2. 고장났던 마음

이 곡은 노래 안에서 고장났던 마음이 두근거리는 전후의 두 시점으로 나눌 수 있다.

두근거리기 전에는 오히려 심장소리같은 연주와 새벽 풍경, 바람 등의 감각적인 단어를 통해

화자 외적으로는 화자가 두근거리기를 응원하고, 화자 내적으로는 두근거릴 수 있을지를 망설이는 모습을 보인다.

두근거린 후에는 좀더 강렬한 연주와 보컬, 그리고 예! 하고 소리치는 모습을 표현한 가사를 통해

화자를 감싼 여러 리프레쉬의 요소들이 화자와 융화되어 감정이 폭발하는 모습을 보인다.

필자는 기분좋은 노래와 기분좋게 해주는 노래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노래가 기분좋다고 기분좋은 내용이 아닐 수 있고, 노래가 우울하지만 듣는 청자로 하여금 기분좋은 감정이 들게 할 수 있다.

서론에서 얘기한 우을증을 위하지만 우울증을 없애기 위한 밴드가 아니라는 점은

이 밴드가 추구하는 리프레쉬는 청자가 리프레쉬할 수 있는 요소만 제시하는 것이 아닌

리프레쉬할 청자가 가지고 있는 감정까지 같이 어우러지게 만질 수 있는 밴드라는 것이다.

이것이 이 곡에서 말하는 고장났던 마음을 노래 안에서 같이 그리고 있는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3. 가사

(필자는 한곡소개를 할 때 가사를 실어서 같이 듣고 보면서 공감하는 글을 만들고자 한다.)

이른 새벽의 풍경들 정지한 듯한 도시 한참을 서 있다

쓰러질 듯 첫 발을 뗀다 너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시 걸어갈 수 있을까

​우아 얼어붙은 바람의 계절로부터

우아 끝내 전해 줄 수 없던 얘길 품고서

우아 다신 뛰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우아 고장났던 나의 마음 천천히

또 움직이기 시작한다

​예 예 예 예 예 예

이게 마지막이라도 좋아 난 다시 한 번 소리친다

예 예 예 예 예 예​

니가 살고 있는 그 거리까지

부서진 기억을 맞춘다 너의 이름 한번쯤 그렇게 다시 불러볼 수 있을까

​우아 이상하지 자꾸 눈물이 흐른다

우아 고장났던 나의 마음 천천히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예 예 예 예 예 예​​

이게 마지막이라도 좋아 난 다시 한 번 소리친다

예 예 예 예 예 예​

기적처럼 찾아온 오늘 이 하루가 끝나기 전에

소리친다

예 예 예 예 예 예​

이게 마지막이라도 좋아 난 다시 한 번 소리친다

예 예 예 예 예 예​

​니가 살고 있을 그 거리까지




 

페퍼톤스 4집 beginner's luck는 필자에게 있어서도 인생앨범과 같은 음반이다.

이 앨범을 앨범 전곡듣기로 소개할 수 있었지만 한곡한곡이 가지는 가치나 감상이

장문을 좋아하는 필자에게 전곡듣기로는 너무 짧을 것 같아서 한곡소개로 적어보았다.

사실 조금 과도하게 욕심을 섞어보자면 앨범 전곡으로 한곡소개 컨텐츠를 끌고 나가고 싶다.

(진짜 그렇게 할지는 모르겠다.)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앨범 추천] 도비가 요즘 듣는 앨범들의 조각모음

음악을 듣는 리스너로서 음악을 소비하는 우주의 먼지인 개인으로서 취향을 소개하는 일이 참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나의 취향이라 할지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모든사람들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나의 취향을...

 
 
 

留言


구독양식

©2020 by DOBBY'S MUSIC ISLAND. Proudly created with Wix.com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