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덕후 '뎌지'의 상상 속에서 만나는 나만의 페스티벌 - 수변무대 편
- 도비는 도비해
- 2020년 9월 3일
- 3분 분량
지난 번 페스티벌이 줄줄이 취소된 시국에,
'상상속에서 만나는 나만의 페스티벌 - 헤드라이너' 편을 올리고 나서
나의 지인들이 꽤 깊은 감명을 받아
줄줄이 도움을 주겠다 하여.
지인들의 상상속 페스티벌을 조금씩 받아보았다.
그렇게 여러분은 같은 주제로 도비- 강쥐의 플레이르스트를 접해보았고,
이제는 마지막으로 나의 오랜 인디씬에서의 친구이자
영향을 많이 주신,
매번 도움이 필요하면 기꺼이 자기일 처럼 도와주는 나의벗
'뎌지'님의 '페스티벌 수변무대에서 만나고 싶은 팀'을 가지고 왔다.
우리의 페스티벌이 줄줄이 취소되는 바람에 (코로나 ㅂㄷㅂㄷ....)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지는 못하지만,
이렇게라도 맥주 한 잔을 사서
상상속의 페스티벌을 만나보며 위안을 얻으며 어떨까?
그럼 우리 '뎌지'의 상상으로 만나는 페스티벌 수변 무대를 즐기러 가보자.
코로나 19의 여파로 다수의 페스티벌이 취소됨에 따라
올 여름 즐길거리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래서 화나고 열불나고 심심해진 도비님의 옆에서
그 뜨거움에 군구고마를 구워먹던 필자는
이전 ‘상상 속에서 만나는 나만의 페스티벌(1) - 헤드라이너 편’을 보고 큰 감명을 받고
이 시리즈에 숟가락을 얹어보고픈 욕심이 생겨 도비님께 부탁드려서
이 편을 기획하게 되었다. 페스티벌,
특히 여름의 페스티벌은 열정과 땀, 그리고 슬램이 가득한 모습을 상상하겠지만
페스티벌은 상당히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가 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그랜드하고 뷰티풀한 민트향이 가득한
페스티벌이 떠오르는 수변무대를 상상하며 기획해 보았다. 필자가 생각하는 페스티벌이란,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장르와 위치의 뮤지션을
페스티벌이라는 장소적, 테마적 울타리 안에서 묶어볼 수 있는
공연계의 뷔페가 아닐까 한다. 페스티벌이 무대라는 여러 테마를 가지고 공연을 기획한다고 하면
그 중에서 수변무대는 가장 정적이지만 가장 음악 자체를 집중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가장 자연친화적일 수도 있는 섬세한 무대가 아닐까 싶다. 수변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관객들의 감정을 잘 만져줄 수 있다는 것이고,
신나거나 슬프거나 위로를 받는
가장 다양한 온도의 무대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필자는 이러한 수변무대와 어울리는 5팀을 골라보았는데,
특히 수변무대는 낮과 밤의 분위기나 이미지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낮에 볼 3팀, 밤에 볼 2팀으로 나누어보고자 한다.
이들의 노래를 들어보면서 뜨거운 여름을 식혀줄,
듣기만 해도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대리만족을 느껴보자. (흔히 이러한 류의 페스티벌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던 뮤지션들은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첫 번째 낮의 무대 - 여름과 어울리는 넓은 스펙트럼의 청량음료! - 서울문
낮의 수변무대는 뜨거움과 시원함이 공존하는 무대로써,
정말 다양한 취향의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무대여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생각하는 낮의 수변무대와 가장 잘 어울리는 뮤지션으로
서울문이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문은 스탠딩 존의 관객을 뛰게할 수도,
피크닉 존의 관객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할 수도,
심지어 푸드존의 관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도 있는
다양한 파괴력을 지닌 밴드라고 생각한다.
‘청량’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탄산음료같은 밴드.
시원한 바닷바람과 같은 밴드,
서울문. 마침 곧(8/31) 나올 신곡 제목이 ‘페스티벌’인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두 번째 낮의 무대 - 시대를 초월하는 가장 상쾌한 시티팝! - 레인보우노트
청량음료만큼이나 달달한 생과일 쥬스가 또 여름을 나기에는 적절하지 않을까.
레인보우노트는 달달한 생과일 쥬스같은 시원하면서도 상쾌한 매력을 갖고 있는 뮤지션이다. 레인보우노트의 라이브를 보면
이 분들이 진짜 무대를 즐기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레인보우노트는 가장 복고스러우면서도 가장 트렌디하다고 할 수 있는
뉴트로 시티팝 장르의 통통튀는 멜로디와 시원한 보컬로
수변무대의 관객들을 기분좋은 산들바람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특히 이 팀의 앨범커버를 보면
옛날 우리네 이상형이었던 순정만화 여주인공과 같은
레인보우노트의 음악적 분위기를 정말 잘 보여준다.
마지막 낮의 무대 - 인스트루멘탈이 가지는 무한한 매력! - 에이퍼즈.
낮의 수변무대의 마지막은 에이퍼즈가 장식한다
본래 에이퍼즈 하면 관객들로 하여금 흥을 주체하지 못하게 하는,
수변무대에 서기에는 다소 역동적인 팀이 아닐까 생각되지만
재즈부터 하드록까지 장르에 대한 경계를 허무는 팀의 성격에 맞게
수변무대또한 본인들의 주무대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는 팀이 아닐까 한다. 특히 추천하고픈 ‘High and Dry'라는 곡은 도입부 건반과 드럼에서부터
수변무대와 너무 잘 어울리는
잔잔한 강 한가운데의 조그마한 파동과 같은 곡이라 할 수 있다.
악기의 연주가 가지는 매력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에이퍼즈야말로
수변무대에 어울리는 뮤지션이라 할 수 있다.
첫 번째 밤의 무대 - 여름밤에는 마리의 숲으로 가자! - 김마리
밤의 수변무대는 낮과 다르게
조금더 서정적이고 서늘한 분위기의 뮤지션이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낮의 무대가 약간 바다와 바람이 느껴지는 곡이라면,
밤의 무대는 계곡과 숲이 느껴지는 뮤지션으로 채워보았다.
그 중에서도 숲에 가장 잘 어울리는 뮤지션으로 김마리가 제일 먼저 생각났다. 본인 음악의 캐치프라이즈를 ‘마리의 숲’이라고 지칭하는 김마리는
필자가 올해 입덕한 뮤지션 중에서
가장 무대에서 헤어나오는데 오래걸린 뮤지션 중 하나이다.
아직 추위가 온전히 가시지 않은 시기에 처음 봤음에도 불구하고
기분좋은 서늘함이 느껴졌고 계곡 혹은 숲길에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이 일게 했다.
‘이게 바캉스지!’ 시기가 시기인지라 상상속에서만 초대했지만
여름밤 야외 수변무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뮤지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두 번째 밤의 무대 - 잔잔한 선율들의 조화, 재즈의 새벽! - Dusky80
여름밤의 수변무대에서 조명과 함께 서정적인 뮤지션들의 무대를 보다보면
관객들도 같이 감성적이어지고 센치한 마음이 일지 않을까 한다.
이러한 센치한 여름밤과 어울리는 감성의 선을 어루만지는 위로의 재즈밴드로
더스키80이 제격이지 않을까 싶다. 남녀보컬, 두 대의 기타, 콘트라베이스, 아코디언, 바이올린으로 이루어진
6인 재즈밴드 더스키80은
오디션프로에서부터 보여준 서정성으로 인정받은 보컬 홍찬미가 속하게 되면서
완전체가 되었다.
많은 멤버와 상반되게 절대 과하지 않고 차분히 절제되어있으며,
보컬과 연주가 만드는 감성의 선을 극대화하는 음악이다.
바쁜 일상 속에 한 숨의 틈이 되어줄 수 있는
더스키80의 음악과 함께 우리도 크게 숨을 내뱉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헤드라이너에 이어 수변무대까지 꾸며보았으니 이제 하나의 페스티벌이 되는 것도 머지 않았다. (글을 쓰다보니 페스티벌이 더욱 그립다...) * 이 컨텐츠는 필자의 상상 속에 이루어지는 페스티벌이므로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 반영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드디어 이 글을 마지막으로
'상상속에서 만나는 나만의 페스티벌' 시리즈가 모두 끝났다.
실은 페스티벌을 한번도 가보지 못한 나로서는
올해가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여유가 있어서
페스티벌을 가보려고 했었으나,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죄다 취소된 가슴 아픈 이유로
이 컨텐츠를 기획했었다.
혼자서 이 컨텐츠를 기획하려다가
함께 하는 사람들이 한사람, 두사람 이렇게 모여
이 3부작 대서사시가 좋게 마무리가 되었다.
아직은 미천한 지면이지만
다시한 번 이 지면에 도움을 주신
'뎌지'님과 강쥐님에게 진심을 다해 감사하다는 인삿말을 전한다.
언젠가 코로나 시국이 물러가면
우리 함께 페스티벌에서 마음껏 뛰놀며
맥주를 마시는 그런날이 오기를 바라고 또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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