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곡듣기] 버둥 정규 1집 "지지않는 곳으로 가자" 전곡듣기(1)
- River.G
- 2021년 11월 13일
- 3분 분량

2021년 10월 18일 싱어송라이터 버둥의 정규 1집 "지지않는 곳으로 가자"가 발매 되었다. 실물 앨범 발매를 위한 텀블벅도 진행됬고 필자도 참여한 만큼 기대를 가지고 들어보았다.
역시나 너무 좋았고 독자 분들과 그 느낌을 나누기 위해 전곡듣기 컨텐츠를 기획하였다. 필자의 리뷰와 함께 전반부 다섯 곡을 함께 들어보도록 하자.
1. 처음
이 곡을 찬찬히 가사를 곱씹어 들었을 때 “어른”이라는 단어에 꽂혔다. 얼마전 내가 구독하고 있던 뉴스레터에서도 “훌륭한 어른” 이라는 구절이 있어 어른이 된다는 것은 특히 훌륭한 어른이라는 것, 멋진 어른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 일이 겹쳐 떠오르며 이 곡을 들으면서도 어른이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첫 문단과 마지막문단이 참 마음이 가는데 그 중에 마지막 문단의 “같은 실수를 또 하고 있을지”와 “얼마나 더 가야 앞이 보이는지” 라는 문장이 마음에 확 온다. 나는 아직 잘 큰 어른으로썬 부족한데 얼마나 더 지나야 그 곳에 닿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엿보인다.
필자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도 어른이라는게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데 이 곡을 들으면 공감도 되고 이 고민 하는 내 삶이 아주 잘못된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거라 생각한다.
이런 고민을 하는 대상이 정해져있는 것은 아니지만 흔히들 청춘으로 많이 분류되는 20대 초중반 세대에서부터 시작되다보니 연주에서는 그 느낌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짝임이 흩뿌려지는 듯한 악기의 사용과 약간은 고개를 흔들게 되는 박자까지 현재 20대의 마지막을 달리고 있는 필자의 마음을 훅 빨아가는 매력이 있는 곡이다.
2.00
제목은 영영으로 읽는다. 평생이나 영원히를 뜻하는 영영에서 따온 제목.
가사와 연주가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물론 다른 곡 또한 그렇겠지만 가사의 아련한 느낌을 아주 잘 표현한 연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에게 전하는 형태를 띈 구절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독백에 가깝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로 인해서 가사의 의미가 더 전달이 잘 되는거 같았다. 특히 마지막에 가창이 끝나면서 바로 곡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운을 남기는 약간의 연주로 끝나는게 신의 한수가 아닌가 싶다.
출처: 유튜브 채널 "Your Video Guy"
3. 나의 모든 슬픔이
이 곡은 매우 쓸쓸한 느낌을 준다. 많은 악기도 없이 그저 클래식 기타 한 대가 이끌어가는 연주에 중반부 이후에 깔리는 스트링 연주는 그 느낌을 두배 세배 이상으로 끌어올려준다. 그리하여 노래를 부르고있는 버둥의 목소리마저 매우 쓸쓸하게 느껴진다. 계절로 치면 완연한 가을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가을에 가로수가 우거진 곳 많은 인파들 사이를 혼자 걷는 쓸쓸한 한 사람의 이미지가 그려졌다. 내가 만약 그렇게 걷는데 이 노래가 들린다면 걸음이 느려지며 세상또한 느리게 흐르는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이 화자의 상대는 듣는이에 따라 사람일 수도 있고, 일기장이 될 수도 있고, 종교적인 대상이 될 수 도 있고… 정말 다양하게 설정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자기 자신 즉 스스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삶이 슬픔뿐인 것, 고통뿐인 것 그리고 그것 뿐이 이야기할 수 없다는 점 그 점이 매우 안타깝게 느껴져 또 다른 슬픔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보여진다.
슬픔에 슬픔을 더한… 완벽하게 슬프거나 쓸쓸한 감정만을 위한 노래라고 생각했다. 따로 어떤 슬픔에 대해 위로를 해주거나 그런것이 없이 전하고자 하는 감정만을 청자에게 전하고 느끼게 해주는 그런 노래랄까…
슬픔이, 외로움이 밀려올 때 위로를 바라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온전히 그 감정에 푹 젖어있다 나오고 싶을 때도 종종 있는데 그 때 이 노래가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출처: 유튜브 채널 "Mad Hatter영호의 인디가요"
4. 그림
연주나 악기 구성을 보았을 때는 3번째 곡인 “나의 모든 슬픔”과 비슷한 결이라고 생각했지만 듣다보니 엄연히 다른 느낌을 주고자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모든 슬픔”이 내 내면에서 피어오르는 슬픈 감정에 집중했다면 “그림”은 떠나간 사람, 내가 느끼던 것과 달라진 사람을 통해 느껴지는 감정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곡이라 느꼈다.
이 곡은 소중한 사람을 잃었던(관계가 틀어졌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들었을 때 사무치는 감정을 느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이 변하던 순간, 나를 결국 떠나던 그 순간이 떠오르고 후회가 올라오면서 말이다. 모든게 나의 잘못인 것만 같고 후회하지만 돌려놓을 수 없는 그 한 단어로 형용할 수 없는 그 감정 말이다.
3번 트랙의 “나의 모든 슬픔”의 악기 구성과 비슷한 구성을 가지기 때문에 감정이 더욱 확실히 전달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심지어 이 곡은 더 미니멀한 구성 즉 기타 한대와 보컬만으로 곡을 이끌어간다. 떠나가고 혼자 남겨져버린 그 상황에서 느껴지는 감정에 집중하고 그 감정을 확실하게 청자에게 전달하고자 선택한 악기 구성이 아닐까 싶었다. 목소리 만으로 전하는 감정과 진심. 간소함이 줄 수 있는 최대의 효과가 아주 잘 드러난 곡이다.
출처: 유튜브 채널 "영수 0soo"
5. 공주이야기
제목이 “공주이야기”라서 그런가 노래가 동화적인 느낌이 많이 들었다. 연주부터 가사까지 동화책을 읽어 내려가는 느낌? 모두가 좋아해주고 동경해주는 공주의 삶을 그린 가사가 참 인상적인데 ~줄필요 없지 않나요 하는 후렴구의 가사가 눈에 띈다. 사람들이 내게 그렇게 대해준다고 해서 우리가 다 포용하고 해야할 필요가 있을까요 하는 이야기 같다.
공주의 이야기를 풀어 이 공주처럼 살아야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사로 대표되는 사람들 말이다. 이러나 저러나 사람들 앞에 서야하는 사람들.
공주의 이야기를 빗대 말하였지만 버둥 본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스스로 지어 직접 전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동화같이 밝고 환상적인 분위기로 이런 이야기를 풀어내는게 너무 좋았다. 힙합이랄지 하는 타 장르에서는 어두운 반주와 함께 이런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을 종종 봐왔는데 그거와는 다른 결로 풀어내는게 참 인상적이고 좋았다.
이번 콘텐츠로는 버둥님의 새로 발매된 앨범인 "지지 않는 곳으로 가자" 전곡듣기 1부를 진행하였다. 전반부 다섯곡에 대한 리뷰이며 기존에 공연에서 라이브했던 영상이 있는 경우 영상을 넣었으나 없는 경우는 부득이하게 넣지 못하였다. 허나 버둥님 유튜브 채널에 이번 앨범을 들어볼 수 있도록 영상이 올라왔으니 감상하며 이 리뷰를 즐겨보길 바란다. 다음번 2부에서 후반 다섯곡을 만나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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